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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남북 정상회담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작성자: nkorea

조회: 14594 등록일: 2018-03-05

권두언   <o:p></o:p>북한은 남북 정상회담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o:p></o:p>최서영(북한연구소 이사)   <o:p></o:p>남북한의 정상회담 물꼬가 트였다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의 정상회담 물꼬가 트였다. 그러나 이것이 실현되려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아 아직은 무엇이 어떻게 되리라 예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위기에 처했던 그간의 사정을 돌아볼 때 한숨 돌리게 된 것만은 다행한 일이다. 지난 2월 9일 개막한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그동안 우리나라는 이 평화의 제전에 북한이 참가하도록 많은 노력을 했으나 북한은 잘 응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개막이 임박하자 북한은 태도를 바꾸어 선수 참가뿐 아니라 대규모 응원단과 공연을 전제로 예술단까지 보내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왔다. 예측불허의 전술로 늘 깜짝쇼를 보여 온 것이 북한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올림픽이 체제 선전의 무대로 악용 당한다는 많은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일방적인 제의를 순순히 받아주었다.그래서 북한 대표단이 서울로 오게 되었는데 대표단 명단이 알려지자 다시 한 번 모든 사람의 관심이 쏠리게 되었다. 왜냐하면, 실권은 없지만 법률상 북한의 국가수반을 맡고 있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김정은의 친 누이동생인 김여정이 대표로 왔기 때문이다. 많은 나라의 국가원수가 참석하는 행사임을 감안하여 원로를 내세워 대표단의 격을 높이면서, 실권 있는 친동생을 특사로 끼워 넣어 실익을 챙기겠다는 뜻이 담겼음을 알 수 있다.이런 배경에서 이루어진 것이 바로 2월 10일, 청와대에서 있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대표단과의 오찬회동이었다. 이 자리에서 혈육특사로 온 김여정이 김정은의 친서를 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빠른 시일 내의 평양방문”을 초청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만날 수 있는 여건을 잘 만들어 일이 성사되도록 노력하자”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한 일이 있다. 그때 대통령은 ①만날 수 있는 여건이 성숙 되어야 하고 ②만나면 성사시킬만한 담보가 있어야 한다는 두 가지 전제조건을 뚜렷이 밝힌 일이 있다. 김여정 특사에게 정상회담 여건을 만들자고 대답한 것은 이와 맥을 같이하는 말이다. 문 대통령의 태도는 알맹이 없는, 만나기 위한 만남은 안 하겠다는 뜻이다.   <o:p></o:p>남북화합의 토대는 북핵 포기밖에 없다돌이켜보면 남북 간에는 7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40여년 동안 무수한 만남과 상호방문 약속 등이 있어왔다. 그러나 결과는 지금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다. 그동안 청와대에서 남한 대통령을 만난 북측 고위급 인물만 해도 한둘이 아니다. 연형묵 내각총리를 비롯해 박성철 부수상, 김기남, 김양건, 김용순 비서 등 노동당의 핵심간부들이 대표적인 예가 된다. 또 남측의 주요 인사들도 평양을 많이 방문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최규하, 장기영, 이후락, 정주영 등 남한 사회를 움직였던 인물들이다. 특히 70년대 초 김일성은 남한의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만나 영웅이라고 칭찬까지 한 일도 있다. 또 남북조절위 회담과 적십자사 회담, 이산가족 상봉 등 많은 만남이 남북을 오가면서 이루어져 왔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합작사업 등 큰 협력관계도 유지되어왔다.그런데 그것이 지금은 하나도 남지 않고 말끔히 없어졌다. 왜 그렇게 되었는가?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깨고 국제적으로 금지되어있는 핵무기 개발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온 세계가 북한을 반대했다. 미국뿐 아니라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 러시아까지 등을 돌리기에 이르렀다. 이에 마침내 유엔이 앞장서서 수많은 제재 결의를 하면서 경제봉쇄는 물론이고 국제교류까지 통제하는 북한 목조이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바로 작금의 정세라 할 수 있다. 북한이 남한정부에 대해 미제(美帝)의 괴뢰패당이라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다가 돌연 태도를 바꾸어 정상회담 제의를 하는 것은 그 속셈이 빤히 보인다. 갈수록 심해지는 국제적 압박을 벗어나는 탈출구를 남한과의 관계 개선에서 찾아보려는 것이다.때마침 열리게 된 평창올림픽은 북한으로서는 가장 이용하기 알맞은 시의적절한 행사라 할 수 있다. 선수 몇 사람을 끼워 넣어 남북 단일팀을 만들고,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를 내세워 “우리는 하나”라고 외치는 것은 감상적인 내셔널리즘에 젖게 하는 특효약일 수 있다. 올림픽에 참석했던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북한 김영남과의 만남을 외면하고 탈북민들과 함께 올림픽 개회식이 있던 날 경기도 평택의 해군 2함대 사령부를 찾아 북한 잠수함에 의해 격침된 천안함을 둘러본 의미는 바로 올림픽을 이용하는 북한의 최면술에 걸리지 말라는 메시지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다.문재인 대통령이 북의 회담 제의를 받고 “여건을 만들자”고 대답한 것은 바로 북이 노리는 이런 정세를 의식한 탓으로 보인다. 누가 어떤 레토릭을 내놓더라도 남북이 서로 사는 화합의 토대는 북한 핵개발 포기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의 북측 태도를 보면 핵 문제는 말도 꺼내지 말라는 식이다. 이런 토대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은 하나마나하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메시지였다고 해석된다. 이제 올림픽이 끝났고 북한에서 왔던 예술단과 응원단도 모두 돌아갔다. 남은 문제는 북의 김정은이 동생 김여정을 시켜 전달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양 초청장뿐이다. 앞으로 이 초청장이 실효를 거두려면 북한이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여건(與件)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달려있다. 올림픽 이후의 한반도 정세는 바로 이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하루 속히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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