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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와 북·중간 밀수행위

작성자: nkorea

조회: 16669 등록일: 2016-07-25

대북제재와 북·중간 밀수행위 최수영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2016년 들어와서 국제사회는 유엔 역사상 유례가 없는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초 4차 핵실험을 감행하였고 이어 한 달 뒤에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다. 이에 따라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국제평화에 대한 위협이자 기존 안보리 결의에 대한 위반임을 분명히 하고 3월 2일 안보리 이사국 만장일치로 대북제재결의 2270호를 채택하였다. 대북제재 강화에 따른 북한 밀무역 수요 증가   이번 안보리 대북제재결의 2270호는 기존 결의들에 비해 더욱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로 평가받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기존 대북제재결의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대응에 국한된 반면, 이번 결의는 북한의 WMD 개발 방지는 물론, 북한 관련 제반 영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포괄적 경제제재조치들을 망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에는 비록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중국의 요구에 따라 예외가 인정되기는 했지만 북한의 지하자원 수출이 제한되는 특정분야 제재(sectoral ban)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이번 결의는 의무조항을 상당수 포함함으로써 이전 결의들에 비해 회원국에 대한 국제법적 구속력이 높아져 대북제재의 효과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더구나 과거 안보리 대북제재에 소극적이던 중국이 이번에는 적극적인 동참과 이행 의지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층 강화된 안보리 대북제재결의가 제대로 이행된다면 북한의 대외무역 위축은 물론, 북한의 외화수입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결의에 포함된 전면적 무기금수 및 캐치올(Catch-All) 의무화로 북한으로의 WMD 관련 물자의 유입은 거의 완벽하게 차단될 뿐만 아니라 부수적으로 북한의 대외무역에도 악영향을 초래하게 되었다. 대북제재대상 확대, 북한과의 금융거래 제한 강화, 모든 북한행 화물 검색 의무화 등에 따른 북한의 해외 운송 네트워크 제한으로 북한의 대외무역 위축은 불가피하다. 석탄을 비롯한 광물자원에 대한 제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북한은 대중수출 감소로 인해 외화수입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현재 중국은 북한 대외무역의 거의 전부인 90%를 차지하는 무역 상대국이다. 다시 말해 중국은 북한의 주된 외화수입 창구임과 동시에 경제운용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자를 공급하는 통로이다. 이것은 비단 북·중 공식무역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양자간 밀무역에도 그대로 통용된다. 북한의 비공식 밀무역은 북·중 양측이 1,400km에 이르는 국경을 접하고 있고 동북3성 지역에 조선족이 거주한다는 점에서 거의 대부분 중국과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은 강화된 대북제재결의로 인해 중국과의 무역 위축 및 이에 따른 외화수입 감소에 다각적으로 대처할 것이다. 북한은 중국과의 밀무역 확대와 같은 비공식 경로를 통한 물자 수입 및 외화 수입 획득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대북제재 강화 전후 북·중 밀수 실태   북·중 국경지역 밀무역은 북한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식품, 일용품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거래가 근절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북한에서 거래되는 물품의 상당수는 북·중 접경지역에서 밀수를 통해 유입되고 있다. 청진시, 라선시, 혜산시 등 국경무역을 하는 곳에서는 공식무역과 함께 불법적으로 들여 온 상품을 다른 지역에 가서 웃돈을 받고 판매해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 이런 민간 차원의 각종 밀수행위를 북한당국도 강력히 단속하면서 엄하게 처벌하고 있지만 밀수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자간 밀수 품목에는 중고 자동차와 같은 고가품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런 자동차 밀수는 현금치기가 원칙이다. 자동차 밀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흐름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북한이 일본산 중고차를 두만강 국경을 통해 중국에 밀수출하였다면, 최근에는 혜산 등 접경지역을 통해 중국산 중고차를 밀수입해 판매하는 식으로 변한 것이다. 북·중 밀수꾼들은 겨울에는 눈이 와서 길이 얼어붙는 날씨를 좋아한다고 한다. 이런 악천후에는 단속이 느슨해지거나 단속 차량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두만강 유역의 밀수 품목에는 북한산 송이와 해산물, 마약도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북·중 접경지역에서는 다양한 운송수단과 통로를 통해 밀수가 이루어진다. 기본적으로는 육로를 통해 허용된 물품을 초과해 반입하거나 위장 반입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이것은 북·중 양측 세관이 소규모 생계형 밀수에 대해서는 검사를 느슨히 하는 등 어느 정도 밀수를 묵인하기에 가능하다. 압록강 하구에서는 배를 이용해 상당한 규모의 밀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경우 거래되는 밀수품에는 중국산 옷, 잡화 등 공산품과 북한산 구리(銅), 산나물 등이 포함된다. 신의주와 단둥(丹東)간을 운행하고 있는 북한 국제우편 수송차량이 본업인 우편물 수송보다 꽤 큰 규모의 밀수장사를 하는데 가끔 동원되기도 한다.   북한의 대규모 밀수행위는 대부분 국경지역을 관할하는 군부대 군인들에 의해 행해지고 있다. 국경에 접한 군부대가 버젓이 밀수를 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군부대가 주도하는 밀수품목에는 귀금속, 구리, 니켈, 골동품, 약재, 마약, 동식물 등 모든 것이 망라되어 있다. 북한은 이들 품목을 중국에 건네주는 대신 식량, 비료, 생필품 등 1차 소비품을 주로 들여오고 있다. 국경지대 군부대의 밀수는 차량을 동원해 대량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형태의 밀수는 중국측 밀수꾼들이 자국 변방부대에 뇌물을 먹이고 진행하기 때문에 중국정부도 밀수행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북한에는 국가안전보위부의 비호를 받으며 북·중 접경지역 밀수를 담당하는 ‘보위부 밀수조’가 2000년대 후반 생겨난 이래 규모와 인원, 거래품목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중국의 북한 전문가는 북·중 정부간 공식무역은 양측 정세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밀무역은 정세에 따라 변동 폭이 크다고 말한다. 이것은 북·중관계를 반영해 양측이 국경에 대한 통제 강도를 수시로 조절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013년말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에서 국경지역 경비가 강화되면서 양자간 밀무역이 크게 위축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같은 논리로 이번 안보리 대북제재결의를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서 중국이 국경지역 단속을 강화할 경우에도 양자간 밀무역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강화된 이후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비공식 무역, 즉 밀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이중에는 안보리 결의 2270호에 의해 금지된 북한산 희토류와 금 등의 밀수가 개인소유 선박을 통해 행해진다고 한다. 북한당국이 경비선을 이용해 필요 물자인 석유를 밀수하는 현장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런 보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강화된 대북제재의 성실한 이행을 천명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북·중 밀무역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이 분명하다. 전문은 월간 북한 2016년 8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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