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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외 국면전환 모색할까(1월호)

작성자: nkorea

조회: 14818 등록일: 2017-12-21

김정은, 대외 국면전환 모색할까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국제고립 각오한 김정은의 핵·미사일 총력전  2017년 한 해 동안 북한은 최고의 국제제재와 고립을 각오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먼저 북한은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을 유엔이 화학무기로 금지한 맹독성 신경작용제 ‘VX’를 사용해 살해하여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이는 북한-말레이시아 관계는 물론이고 그간 북한과 비교적 우호관계를 맺어오던 동남아국가들과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또한 미국의 강력한 요청을 수용해 사드를 배치하고 국제제재 및 압박을 강화해온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으로 중도 하차하고, 한반도 평화와 호혜적인 협력을 지향하는 문재인정부가 출범해 대화를 통한 긴장 완화와 남북관계 정상화를 주창했지만 북한은 이를 무시했다. 미 트럼프 행정부가 최고도의 대북 국제제재를 주도하고 ‘화염과 분노’, ‘선제공격’, ‘북한 완전파괴’ 등을 언급하면서 최고의 위협을 가하는 한편 3개 항모전단을 동시에 한반도 주변에 보내는 등 군사 시위를 통한 압박을 극대화했지만,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연속적으로 추가 시험하면서 대량살상무기 능력 고도화를 위한 ‘벼랑끝 전술’을 펼쳤다.  그 결과 북한은 유엔 안보리 제재를 통해 석탄, 철광석 등 광물 자원, 섬유 및 의류제품, 수산물 등 주요 수출품의 수출이 전면 금지되었고, 북한으로 들어가는 석유와 석유제품에 한도가 그어졌으며 해외파견 북한 노동력에도 제한이 가해지게 되어 외화 수입의 태반이 줄어들게 되었다. 또한 군사, 정치, 경제부문 주요 기관과 기업, 간부들에게도 국제제재가 가해져 해외활동이 불가능해졌고 금융 거래도 어려워졌다. 북한경제의 생명줄이던 중국 역시 미국의 압박 등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대북제재를 강화했다.  유엔 안보리 제재에 이어 미국, 일본, EU, 한국의 노력으로 전 세계 국가들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차단하거나 대사 등 외교관을 추방하고 무역을 중단하거나 북한 노동력을 추방 또는 제한하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서유럽과 중남미는 물론이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전 세계 국가들이 속속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축소, 차단하거나 무역관계에 제한을 가하고 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2018년에는 이미 절반 정도로 줄어든 북한의 수출이 더욱 줄어들 것이고 외교적 고립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미국은 11월 21일 김정남 살해와 북한에 억류되었다 풀려난 미 대학생 웜비어 군 사망 등을 근거로 북한을 9년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 규범 면에서 ‘불량국가’로 낙인찍고 미 재무부의 추가 단독제재를 가함으로서 북한의 국제고립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2018년 북한 외교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2018년 김정은은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정면대결과 타협 모색 사이에서 극적인 결정을 내리고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김정은의 결단이 북한 외교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다. 북한정권의 명운이 걸린 판단이기 때문에 김정은은 기분이나 감정에 의거해 정책 방향을 즉흥적으로 결정하기보다는 국제환경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분석한 뒤 정권 강화를 위해 가장 유리한 전략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첫째, 북한의 대미 핵 억지력의 수준이 정책 선택의 주요 근거가 될 것이다. 미국의 선제공격 후에도 남아있는 핵과 미사일로 미국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를 줄 수 있어 상당한 대미 억지력을 갖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면 김정은은 안심하고 미·북 협상을 지시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11월 29일 화성-15형을 발사한 뒤 김정은이 핵무력 완성과 로켓강국 실현을 선언한 것이 미국의 선제공격을 억지할 정도로 충분한 핵능력을 가졌다고 인식하는 것이라면, 추후에는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작업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미국과의 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이 실제로 미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가졌는지 여부보다 그의 인식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둘째, 미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과의 협상 여부 결정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실 북한이 핵을 가졌다고 해도 20개 정도인데 미국은 5,000개 이상을 갖고 있으며 북한전역을 확실히 파괴할 수 있는 각종 첨단 운반수단을 갖고 있다. 북한의 경제력이 미국의 600분의 1 정도라는 것을 감안할 때, 북한이 미국과 공멸할 정도의 핵능력을 갖는다는 것은 환상이므로 북한은 미국의 선제공격과 전면전시 북한으로의 미군 진격을 억지할 정도의 핵능력을 보유하는 것으로 만족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미 행정부가 진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전제조건 없이 대화와 협상을 시작해 짧은 시간 내에라도 북한에게 신뢰할만한 체제 보장을 제공하고 일단 대량살상의 위험을 제거한 뒤, 중장기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은 미 행정부가 정부 교체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북한과 평화적으로 공존할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예를 들어 북한이 지난해 9월 15일 일본 너머로 화성-12형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70일 가까이 도발을 자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21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다음날 미 재무부가 대북 추가 독자제재를 가하자, 김정은은 아직 미국이 북한과 공존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하고 일주일 뒤 화성-15형 발사를 감행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했지만 백악관이 이를 부인하는 메시지 혼란 현상이 발생하면, 미·북 대화는 재개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된다. 또한 대화가 시작되더라도 미국이나 북한이 상호주의가 아니라 일방주의적으로 자신의 안보 딜레마 해소를 위한 주장만 펼친다면 대화는 난관에 빠지고 또 한 차례의 도발과 안보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간 트럼프는 북핵 문제의 협상을 통한 해결은 상책이 아니라면서 북한의 대외무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이 교역을 중단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외부 수주 방식의 해법을 추구했다. 또한 중국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통해 미국 방식으로 해결하겠다고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압박하면서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과시하는 한편, 한·중·일 3국으로부터 무기 판매와 교역에서 상당한 수익을 챙겼다. 이런 측면에서 트럼프가 또 한 차례의 위기국면을 조성하고 2차 수금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이 우려된다. 미국의 대북 해상봉쇄나 차단 움직임이 있으므로 정부는 군사충돌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 신중히 대응해야 할 것이다.  셋째, 평창동계올림픽이 북한과 미국, 그리고 한국의 정책에 중단기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다. 한국정부는 이 행사를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성공적으로 치르기를 바라고 있고, 유엔총회가 올림픽 전후 휴전 결의안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채택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정부는 이를 위해 매년 2∼3월에 시행해온 한·미 연합훈련의 연기를 미국 행정부와 조율 중인데 그 성사 여부가 북한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이 중단되면 그 상황에서 취할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공언해왔으므로 북한과 미국이 각각 체면을 살리고 협상장으로 나올 구실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넷째, 중국과 러시아가 미·북 협상을 촉진하는 중재자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도 있다. 2기 정권 출범을 확정짓고 강화된 권력을 휘두르게 된 시진핑 주석이 그간 북핵위기 국면에서 한국과 함께 가장 큰 피해를 보아왔으므로, 이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중재외교를 펼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실상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신동방정책의 성공기반 조성을 위해 북핵 문제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문은 월간 북한 2018년 1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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