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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사회와 주민, 통제방식의 변화

작성자: nkorea

조회: 14726 등록일: 2017-03-22

북한사회와 주민, 통제방식의 변화   강동완 (부산하나센터장) 동아대 교수   공포정치 선택한 김정은 김정은정권 5년 동안 북한사회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지난 5년 동안 북한사회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단어로 숙청, 처형, 통제를 꼽아도 과언은 아닌 것 같다. 상대적으로 권력승계 기간이 짧았던 김정은은 집권 이후 불안정한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포정치를 선택했다. 이전 김정일시대의 엘리트들을 차례로 숙청한데 이어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 마저 처형하며 위세를 과시했다. 일부에서는 김정은이 스위스 유학파출신의 젊은 지도자라는 점에서 개혁개방 가능성을 기대하기도 했다. 실제로 집권 초기인 2012년 7월 미키마우스 인형이 무대에 등장하고 현대식 전자악기와 화려한 조명으로 무장한 모란봉악단의 파격적 등장은 김정은의 개혁개방에 대한 신호탄이라 여겨지기도 했다. 북한주민들 역시 김정은에 대해 집권 초기에는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고 탈북민들이 증언한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시대에 대한 변화의 요구가 젊은 지도자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3대 세습을 정당화하고 유일지배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통치의 수단은 결국 숙청과 처형, 그리고 주민들에 대한 물리적, 사상적 통제로 나타났다. 김정은정권 5년 동안 북한주민들에 대한 억압과 공안기관의 통제는 그 수위가 더욱 높아졌다. 무엇보다 체제를 배신하거나 유일영도에 대한 반감을 가진 범죄에 대해서는 공개처형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통해 주민들의 공포감을 극대화했다. 북한에서 정식 재판을 거치지 않고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인권침해 사례로 잘 알려진 내용이다. 북한주민들로서는 공개처형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압박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형집행을 직접 목격한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저항할 수 없는 힘이 무의식적으로 형성된다고 한다. 정권에 대한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인 복종은 바로 이 같은 억압적 통치방식에 의해서 작동된다. 김정은시대에 들어서 공개처형의 횟수가 증가하고 처벌범위 역시 확대 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공개처형은 내륙지역보다는 국경지역의 도시에서 주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이 지역에서 비(非)사회주의 행위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마약밀수 및 밀매행위, 한국 녹화물 시청과 유포, 국가재산 약취, 인신매매 등의 범죄가 사형에 해당한다. 북한체제가 유지되는 핵심적 수단에는 외부정보의 엄격한 통제가 뒷받침되고 있다. 그런데 남한 영상물을 비롯한 외부정보가 유입되면서 북한주민들의 의식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당국으로서는 체제결속력을 높이기 위해 외부정보 유포자에 대한 처벌수위를 높여 공개처형까지 일삼고 있다. 남한 영상물을 단순 시청한 경우에는 뇌물을 건네고 사건을 무마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범단속기간에 적발되면 사형까지 이르게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단순 시청했다는 죄목만으로는 사형까지 처할 수 없기 때문에 영상물의 내용을 문제시 삼아 정치적 내용이나 남한에 대한 정보 확산, 밀매 등의 명목으로 가중한 처벌을 구형하는 방식이다. 비(非)사회주의 행위 단속을 위해 일명 ‘그루빠(그룹)’를 통한 단속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김정은시대 북한사회에 나타난 중요한 특징은 예방적인 사상교육과 조직적인 통제보다 사후 처벌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이다. 인민보안성과 국가보위성, 검찰과 같은 공안기관들의 권한과 역할, 위상이 강화 되었다. 체제결속과 정권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비사회주의 현상을 단속하고 주민생활을 규율하고 있다. 공안기관은 북한에서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주민에 대한 단속과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탈북민의 증언에 따르면 안전부 보안원(경찰)들이 매일 길거리에 다니며 불시에 검열을 할 정도로 단속이 엄격하다고 말한다.   통제 강화를 위해 ‘비사회주의 그루빠’ 운영 한편, 북한당국은 남한 영상물 시청과 배포를 비사회주의 행위로 엄격히 통제하며 단속한다. 강연회 때 ‘남조선 영상물을 시청하지 말라’는 사상학습교육을 시키는데 젊은 세대들에 대한 교육이 특별히 강조된다. 강연회에서의 교육뿐만 아니라 실제로 남한 영상물 시청 및 판매행위 단속과 비사회주의 양식에 대한 통제 강화를 위해 비사회주의 그루빠를 운영한다. ‘비사 그루빠’로 알려진 합동단속반원은 불시에 가택수색을 하며 위장단속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탈북민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것도 공포정치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김정은정권은 탈북이 체제와 국가에 대한 배신행위를 넘어 김정은정권의 정당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간주하고 대대적인 국경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단순 도강자의 경우 이전에는 노동단련대나 노동단련형(사회봉사명령) 등의 처벌이 이루어졌으나 이제는 경제적 이유의 단순도강이라 하더라도 남한행을 기도했다는 죄목을 덧씌워 단련형보다 처벌수위가 높은 교화형(강제노역 및 징역형)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북·중 접경지역의 경비가 강화되면서 접경지역에 철조망과 감시탑이 증가하여 실제로 탈북숫자가 감소하는가 하면, 탈북민에 대해 직접 총격을 가하라는 지시까지 공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탈북을 막기 위한 감시와 단속, 처벌이 높아질수록 탈북브로커에게 지불하는 탈북비용이 오르게 되는데 김정은정권 들어서서 1인당 탈북비용이 우리돈 1,500만원까지 오르게 된 이유에는 바로 이 같은 철저한 단속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접경지역에 대한 단속강화는 실제로 탈북이 감소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또한 불법전화를 통해 외부와 연락을 하는 행위에 대해 ‘반(反)사회주의를 추동하는 가장 엄중한 모략중상행위’로 규정하고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들은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송금하는데 이 과정에서 브로커가 사용하는 전화기를 이용한다. 중국과 가까운 접경지역에서 외부와 전화통화가 이루어지는데 지난 5년간 이에 대한 단속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북한당국은 접경지역에서 전파감지를 위한 최신사양의 감시장비를 도입, 설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전파탐지를 위한 신형장비의 도입은 북한당국이 얼마나 철저하게 주민들을 감시하고 억압하는지에 대한 실태를 그대로 증명한다. 과거에는 장사를 하거나 경제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휴대전화 사용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용인해 주었으나, 최근에는 외부정보 유포 및 비사회주의 행위로 규정하여 가혹한 처벌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폭력과 가혹행위 역시 공포정치의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에서 체류하던 탈북민들이 북송될 경우 노동단련형에 처해지는 것은 기본이고 이송과정에서 폭력과 가혹행위가 발생한다. 북한당국은 탈북을 체제를 배신하는 가장 큰 일탈행위로 인식하고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감시와 단속을 벌이고 있다. 또한 기존에는 탈북한 가족이 있는 집은 감시대상 정도로 인식하고 간부들이 뇌물을 정기적으로 받는 정도로 무마 되었으나 최근에는 탈북한 가족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강제추방 되거나 노동교화형을 선고하는 등 처벌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북한주민들에게 공포심을 조장하여 탈북을 방지하고 체제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결국 이전에 비해 엄격해진 처벌과 단속, 통제로 인해 탈북을 감행하는 시도가 현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은 월간 북한 2017년 4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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