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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당이 지탱하는 북한경제(12월호)

작성자: nkorea

조회: 14645 등록일: 2017-11-22

장마당이 지탱하는 북한경제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북한경제의 버팀목, 장마당의 성장 대북제재 국면에도 불구하고 2016년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이전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016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서 2016년 북한의 실질 GDP가 2015년보다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1999년 6.1% 이후 17년만에 기록한 최고치다. 이런 고성장의 원인과 관련해 여러 가지를 설명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북한경제가 지난해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도 불구하고 시장, 특히 장마당이 성장한 덕택에 버틸 수 있었다는데 거의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북한경제가 ‘비공식 시장(사경제)-장마당’ 경제의 성장으로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를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2017년 경제 실적은 과연 어떠할까. 우선 북한경제는 가뭄 등 기상조건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2015년에도 가뭄으로 북한의 수력발전량이 줄면서 철강, 기계 등의 생산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김정은도 “전력문제는 경제강국 건설에서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하는 가장 중요하고도 긴박한 문제”라며 늘 강조해왔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1월 1일 특집기사를 통해 북한이 내부적으로 심각한 전력부족 상황에 시달리고 있는 정황을 드러내는 김정은의 비밀연설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연설문에서 김정은은 “전력은 생산이며 전력의 증산은 곧 생산의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그는 연설문에서 “화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에서 전력 생산을 늘릴 수 없는 주된 원인은 석탄과 물 부족이다”, “석탄공업 부문, 철도운수 부문에서는 화력발전용 석탄 보장에 최우선적으로 힘을 넣고, 1주일분 이상의 예비석탄을 마련해야 한다는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유훈을 관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물 부족은 주로 가뭄 탓인데, 올해도 가뭄이 심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국 올해 북한경제도 전력난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올해도 식량 부족국가 재지정된 북한 올해 식량사정도 마찬가지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량이 51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식량 부족국가로 재지정했다. 2016년 곡물 생산량이 전년보다 부분적으로 회복됐지만, 주민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불충분하다며, 대부분 주민이 계속해서 식량 부족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북한이 외부 지원이나 수입으로 충당해야 할 식량 부족분은 51만 톤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외부로부터 충당해야 할 식량 부족분이 69만4천 톤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보다 27% 감소한 규모다. 북한은 식량 부족분을 주로 중국에서 수입해 메우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으로부터 옥수수, 밀가루 수입이 급증했고, 주식은 물론 맥주, 과자류, 빵, 초콜릿, 비스킷 등 부식류의 수입도 급증했다. 이는 유엔의 대북제재 내용에 식량에 대한 수출 금지는 인도적 차원에서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식량 수입이 급증한 것은 북한이 가뭄 등으로 농산물 작황이 좋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실 지금까지 북한의 경제발전은 중국과의 지속적인 무역 때문에 가능했다. 2016년 북한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다. 즉 이전에 2년 연속 감소했던 북·중 무역액이 2016년에 58억3천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7.3% 증가한 것도 경제성장의 주요 배경이라 할 수 있다. 북·중 교역 증가는 북한의 대중국 무연탄 수출 규모와 수출 단가가 모두 회복된 덕택이었다. 특히 북한산 무연탄 수출 가격은 2016년 1톤당 4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연말엔 80달러 넘게 치솟았다. 석탄은 북한의 주요 단일수출상품으로 석탄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석탄 수출은 북한경제의 중요한 버팀목이었다. 2016년까지 석탄 수출은 북한 총 수출의 약 40%를 차지했다. 1년 동안 중국은 매월 183만톤의 북한산 석탄을 수입했고, 북한은 중국으로 석탄 수출을 통해 매월 1.05억 달러(한화 약 1,182억원)의 수입을 창출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획기적으로 강화된 대북제재가 북한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2016년에 취해진 유엔 대북제재결의 2270호는 북·중 교역 금지에 민생용을 예외로 두었으나, 새 유엔 대북제재결의 2321호는 중국의 북한산 무연탄 수입량에 상한선을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북한은 지난해보다 7억 달러 정도의 수입 감소가 불가피하다. 또한 중국의 대북 석유수출도 급감했다. 이는 북한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석탄 수입 금지령이 내려진 후 수 개월 사이 북한이 구매한 중국 가공유(成品油)는 현저하게 줄었다. 4월 중국이 북한에 수출한 연료유는 3월 대비 40.5% 감소, 5월에는 4월 대비 64.1% 대폭 급감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 몇 개월간 북한내 휘발유 가격이 크게 상승하였다. 이는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인민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물가상승 북한 보도매체인 데일리NK에 따르면 6월 21일 평양, 신의주, 혜산에서 휘발유가 kg당 1.46달러에 팔리고 있었다. 이는 2개월전인 4월 21일 대비 50% 가까이 오른 수치이다. 6월 21일 경유의 kg당 평균가격은 1.2달러로 작년 동기대비 2배 가까이 상승하였다. 사실 석탄 수입 금지조치는 북한의 구매력을 감소시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석유가격 상승도 물가 전반의 상승을 자극하면서 인민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11월 현시점에서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올해 북한경제에 결정적 타격을 주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제재 속에서도 인민경제는 계속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올해 상반기 북한이 초콜릿, 맥주 등 사치식품의 수입을 크게 늘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올해 1분기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초콜릿은 167.9톤/40만 달러어치에 달해 지난해 1분기의 수입량(93.8톤/25만 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340만 리터/160만 달러어치의 맥주를 중국에서 수입했던 북한은 올해 상반기에는 수입량을 1,200만 리터/523만 달러까지 늘렸다. 알코올 도수 80도 이상의 독주 수입은 지난해 상반기 400만 리터/252만 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1,560만 리터/754만 달러로 급증했다. 전통적으로 곡물 수입을 중국에 의존했던 북한이지만, 필수식품이 아닌 사치식품의 수입을 이처럼 크게 늘린 것은 북한경제가 유엔의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는 또한 북한의 구매력이 아직은 국제사회의 예상보다는 높은 수준일 수 있다는 예측을 가능케 한다. 또한 지난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평양 3대혁명전시관에서 열린 제13차 평양가을철 국제상품전람회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 보도매체는 이번 전람회가 “날로 높아가는 인민들의 상품수요와 그에 맞게 사업의 규모와 범위를 부단히 확대해가는 국내 회사들의 높은 실적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눈여겨볼 대목은 전람회가 열릴 때마다 여기에 참가하는 북한내 회사들과 출품되는 상품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점이다. 평양의 회사들뿐 아니라 지방도시에 있는 회사들도 국제적인 전람회에 자기 제품을 출품하는 것이 하나의 추세로 되고 있다. 이는 북한내 제조업의 성장세를 시사한다. 이러한 성장세는 김정은이 2014년 집권 후 취한 일련의 경제개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정은은 집권 후 민간부문에 더 많은 자율성을 주고, 노동자 인센티브도 강화하는 개혁정책을 폈다. 공장기업소 경영자에게는 노동자의 봉급을 책정하고, 근무 행태나 실적에 따라 해고까지 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국영기업은 폐쇄됐으며, 협동농장이 중심이었던 농업부문은 가족농 중심으로 바뀌었다. 건설 붐도 일어 지난해에 수십만 가구의 주택이 새로 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은 경제를 일정 부분 시장 중심으로 전환하는 개혁정책을 폈으며, 성장률은 이러한 개혁이 효력을 발휘했다는 증거로 여겨진다. 북한의 계획경제가 느슨해지면서 상당수 개인은 시장 수요에 따라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전문은 월간 북한 2017년 12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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