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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관식에 그친 7차 당대회

작성자: nkorea

조회: 14618 등록일: 2016-05-24

정은 대관식에 그친 7차 당대회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전략연구실장)   당조직 장악에 자신감 붙은 김정은 북한의 7차 당대회는 5월 6∼9일까지 나흘간 개최되었다. 36년만에 개최된 금번 당대회에는 3,467명의 결의권 대표자와 200명의 발언권 대표자, 1,387명의 방청객 등 총 5,054명이 참석했었다. 1980년에 개최된 6차 당대회에는 118개국에서 177개 대표단이 참석한 반면, 7차 당대회는 외국대표단의 초청없이 집안잔치에 그쳤다. 7차 당대회는 70일 전투와 당대회 행사준비에 동원된 북한주민들의 당국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상태에서 치룬 행사이기도 했다. 7차 당대회 결과를 보면, 북한이 연초부터 주장한 ‘휘황한 설계도’나 ‘새로운 전성기’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김정은의 최고지도자로서의 직책, 핵문제, 경제전략, 대외관계 등에 관해 우리의 관심을 끌만한 결정들이 나왔다. 여러 분야에서 당규약 개정이 이루어지면서 본격적인 김정은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총체적 행사였다. 먼저 북한의 권력구도 개편에 대해 살펴보자. 최고의 관심사항은 당대회 마지막 날에 발표된 김정은의 조선노동당 위원장 추대였다. 김정은은 지난 몇년 동안 갖고 있었던 제1비서 직책이 자신의 위상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반 비서들 중에서 제일이라는 의미가 담긴 제1비서보다는 더 큰 위상과 이미지를 원했기에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이 1949년 10월부터 1966년까지 맡았던 위원장 명칭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물론 김일성이 당 중앙위원장이었던데 비해 김정은은 당 위원장이다. 김정은은 당중앙위원회, 중앙군사위원회, 검사위원회 보다 상위에 있다는 의미로, 과거와 유사하지만 나름대로 새로운 명칭이라고 간주되는 ‘당위원장’이라는 직책에 취임한 것이다. 또한 기존의 비서국 대신 정무국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과거 비서국에서의 비서 역할을 정무국 부위원장이 담당한다. 정무국 위원은 9명으로 김정은은 당위원장 자격으로 정무국 수장에 포함됐다. 최고권력기구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김정은을 포함해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당비서등 5명으로 구성되었다. 김영남은 원로대표, 황병서는 군, 박봉주는 정부, 최룡해는 당을 대표한다. 특히 최룡해는 정무국 직제에서 맨 앞에 이름이 거명되어 정무국내에서는 김정은 다음의 서열이라고 볼 수 있다. 권력 구도에서 잠시 밀려났던 최룡해는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로서, 어떻게 보면 북한의 정치무대에서 최룡해를 대신할 인물이 아직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당내에서는 2인자로서 당 기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며 북·중관계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지 않을까 주목된다. 예상보다는 정치국 위원의 세대교체가 큰 폭으로 단행되지는 않았지만, 정치국 소속 상무위원이 3명에서 5명으로, 위원이 15명에서 19명으로, 후보위원이 7명에서 9명으로 정원이 늘어났다. 이렇게 북한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의 인원이 확대된 것은 김정은이 조직 장악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의미이다. 김정은체제가 안정돼 있음을 과시하는 한편, 엘리트 간부들에게는 자신을 믿고 충성하면 보상이 따른다는 메시지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인원의 확대뿐만 아니라 상당한 규모의 승진 인사도 했다. 리수용 외무상 등 8명이 처음으로 정치국 위원에 발탁되었으며, 후보위원에서 정위원으로 승진한 사람도 3명이나 되었다. 특히 군인이 아닌 박봉주 내각총리가 당중앙군사위원에 임명된 점이 주목받을 만한 인사인데, 경제분야에서 군사력 증강을 뒷받침하라는, 즉 군에 필요한 석유, 식용유 등 물자 공급 등을 내각에 전담시킨 것이라는 의미도 있다.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인 김영철의 당중앙군사위원 겸직 역시 이례적인 인사로, 중앙군사위원 자격으로 김영철이 대남강경정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안 처형설이 나돌았던 리영길 전 북한군 총참모장은 한 계급 강등되었지만, 당중앙군사위원으로 임명되어 주목을 끌었다.   김정은·김여정 남매정권 가동과 핵·경제 병진노선 강화 한편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은 당중앙위원회 위원 129명 중 42번째로 처음 등장했다. 실제로 김여정이 7차 당대회 행사를 총연출하면서 전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고, 일각에서는 김정은·김여정 남매정권이 가동하기 시작했다고도 한다. 북한이 이번 당대회에서 김여정의 당 지도부 진출을 서두르지 않은 것은 아직 20대인 나이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은 당중앙위원회 입성을 계기로 향후 지금보다 더 비중있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사 개편의 특징은 세대교체보다는 노장과 신진의 적절한 배합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볼 수 있다. 정치국의 구성원들을 보면, 김정일시대에는 명예직이 많았다면 김정은시대에는 일할 수 있는 실무능력을 고려해서 선발한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김정은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확연히 드러난 권력개편이었다. 7차 당대회에서 밝힌 김정은시대의 통치이념은 ‘김일성·김정일주의’이다. 김정은은 김일성·김정일주의의 개념을 “주체사상과 그에 의하여 밝혀진 혁명과 건설에 관한 이론과 방법의 전일적인 체계”로 규정했다. 그 내용은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김일성시대의 주체사상과 김정일시대의 선군사상을 혼합한 것이다. 김정은으로서는 주체사상과 선군사상을 대체하는 새로운 사상을 제시할 만큼 미래에 대한 비전이 없는데다가, 권력행사에서 김일성을 모방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독자적 사상과 이론을 내세울 수가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김일성·김정일주의의 본질은 북한주민을 억압하는 기존의 수령 독재체제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이다.  한편, 금번 당대회에서는 핵무력 건설과 경제건설의 병진노선을 항구전략으로 당규약에 명시했다. 2012년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문화한데 이어 헌법보다 상위 규범인 당규약에서도 ‘핵보유’가 들어간 것이다. 앞으로 북한에서 누구든 비핵화를 언급하거나 시도한다면 이는 헌법위반이자 반당, 해당행위가 된다. ‘핵보유국’, ‘핵강국’이란 표현과 함께 ‘핵·경제 병진노선’이 항구적 노선으로 들어간 것은 김정은정권이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무시하고 핵무력 증강을 국가목표 및 전략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핵·경제 병진노선이 2013년 3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이후,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항구적 전략노선임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지어 선군정치에 이어 김정은시대는 선핵정치라는 이야기도 있다.  김정은은 비핵화를 언급했으나 사실상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천명했다. 즉, 핵무기 선제불사용과 핵확산방지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NPT(핵확산금지조약)체제에서 5대 핵보유국(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을 선언한 것이다. 북한은 이들 5개 국가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핵보유국의 의무를 이야기한 것으로,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핵보유의 길을 가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더구나 ‘세계 비핵화’ 언급은 전세계가 핵을 포기하면 북한도 포기하겠다는 의미이다.     경제분야에서 북한은 경제상황이 어려운 원인을 외부탓으로 돌렸다. 당대회 개회사에서 김정은은 “전대미문의 시련의 시기”라든가 “온갖 봉쇄와 압력제재로 경제발전과 생존의 길마저 깡그리 가로막아 놓았다”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북한경제의 침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경제발전전략으로 2016∼2020년까지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제시했다. 5개년 전략의 목표는 인민경제 전반을 활성화하고 경제부문 사이 균형을 보장해 나라의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 문제, 기초공업부문 정상화, 농업 및 경공업 생산 증대로 인민생활 향상을 언급했고 특히 “전력문제를 푸는 것은 5개년 전략 수행의 선결조건이며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의 중심 고리”라며 전력문제 해결에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은 5개년 전략 이외에 다른 전망이나 국가발전목표를 제시하지 못했다. 4, 5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6개년 또는 7개년 인민경제계획이나 6차 당대회에서 나온 사회주의 경제건설 10대 전망 목표에 비해 구체적이지 않다. 대북제재국면에서 경제분야의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또한 북한경제의 현재 상황에 대해 “경제 전반을 놓고 볼 때 첨단 수준에 올라선 부문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부분은 한심하게 뒤떨어져 있다”며 경제부문의 불균형, 기간산업 침체문제를 언급하여 사실상 경제실패를 인정했다.  전문은 월간 북한 2016년 6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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