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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과학자들의 딜레마

작성자: nkorea

조회: 15046 등록일: 2016-10-24

북한 핵과학자들의 딜레마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버려질 운명에 처한 북한 핵과학자들 박근혜 대통령은 10월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주민 여러분들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을 것입니다.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랍니다”라며 북한주민들에게 역사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이는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의 탈북이 계기가 되어 고위층의 탈북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핵개발 과학자들도 생존을 위해 탈북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가 임박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 북한에서 핵과 미사일 개발에 관여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최고위급 대우를 받고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들만을 위한 주거단지를 조성해주고 상대적으로 풍족한 삶이 보장된 것처럼 꾸며 과학자들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전념하도록 하는 것이 김씨 일가의 핵개발전략이었다. 지금 김정은의 과학자 우대정책은 김일성과 김정일시대부터 이어져온 북한 핵개발전략의 일환이라고 보아도 틀리지 않다. 그러나 김정은시대 들어 자행된 수많은 숙청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 핵개발이 완성되어감에 따라 북한 핵과학자들의 생존도 이제는 더 이상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북한에서 핵과학자들은 핵개발의 수단일 뿐이지 목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그들이 목표로 하는 핵개발이 완성되면 핵과학자들의 수요는 줄어들게 되고, 비용 절감을 위해서 그들의 입을 줄여야만 하는 것이 북한체제가 살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데는 대내적으로 체제 안정화의 목적도 있다. 2008년말까지 이어져온 6자회담을 2009년부터 개최하지 못하는 이유도 김정은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강력한 핵개발 의지와 실천을 통해 북한체제의 동요를 막으려고 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 가속화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체제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핵개발과 체제 공고화는 병립할 수 없는 구조적 모순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핵개발을 멈출 수 없는 것은 체제 유지 이외의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대남적화통일 야욕을 충족시켜줄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핵무기라는 것을 김정은이 철저하게 믿고 있으며, 이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핵과학자들에게 최고의 처우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도 잘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의 핵과학자들은 어려서부터 철저하게 외부와 고립된 상태에서 자랐고, 성인이 되어서도 주변인들과 단절된 채 핵개발에만 몰입하도록 강요받고 있다. 3만 탈북민 시대에 단 한 명의 핵과학자 탈북 사례도 보고된 적 없다고 하는 사실이 북한에서 핵과학자들에 대한 통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과연 자신들이 스스로의 무덤을 파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 것일까? 그들이 종사하고 있는 핵개발이 결과적으로 체제의 불안정을 고조시켜서 불안정 사태가 발생할 경우, 김정은에 의해 가장 먼저 처단될 대상이 핵개발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는 자신들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 리가 없다. 핵개발 후 구조조정 1순위, 핵과학자 AP, AFP통신 등은 미국 시간 9월 26일에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미노트 공군기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핵전력 현대화에 향후 5년간 1,080억 달러(한화 약 120조원)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일제히 보도하였다. 2016년 미국의 국방예산이 5,340억 달러(약 645조원)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년 국방예산의 3.7%에 해당하므로 큰 비용이 아닌 것처럼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3년치 국방예산과 맞먹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이미 핵무기를 70년 이상 보유해 온 미국이 주기적으로 핵전력의 현대화를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세계 1위의 경제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미국과의 핵개발 경쟁 과정에서 붕괴될 수밖에 없었던 구소련의 사례를 보더라도 튼튼한 경제력이 없이는 개발은 물론이고 유지도 불가능한 것이 핵무기인 것이다. 2013년 기준(통계청 자료)으로 북한의 명목 GNI(국민총소득) 규모(약 33조 8천억원)가 남한(약 1,441조원) 대비 약 2.3%인 것을 고려한다면 북한은 기존의 재래식 무기조차도 유지·보수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제 규모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열악한 경제상황하에서 꾸준히 핵무기를 개발해 왔으며 신형 방사포와 같은 비대칭 무기체계의 개발도 병행 추진중에 있다. 우리의 기준으로는 북한이 핵개발을 지속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은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핵개발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미국의 랜드연구소는 10월 8일(현지시간) ‘차기 정부 지도자에게 고함’이라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2020년까지 핵무기 50~100개를 보유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북한의 최근 핵실험 주기와 미사일 개발 동향을 두고 판단해 보면 불가능한 예측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핵개발에 들어가는 재원(수요)의 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어떻게 비용(공급)을 마련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은 월간 북한 2016년 11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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