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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가능성과 한반도 안정(1월호)

작성자: nkorea

조회: 15028 등록일: 2017-12-21

남북대화 가능성과 한반도 안정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  핵무장 선언 이후 2018년 북한 행보는? 2017년은 김정은의 잦은 공언과 과업 달성으로 이어지는 전략도발이 두드러진 해였다. 2017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마감단계에 있다”고 공언하고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직후 “핵무력 완성의 마지막 단계”를 언급한 이후, 북한은 지난 11월 29일 화성-15형 ICBM 시험발사 후 정부성명을 통해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과 로케트 강국의 대업을 완성”했다고 서둘러 발표했다. 북한이 이처럼 국가핵무력 완성을 서둘러 발표한 배경에는 김정은의 공언에 북한사회가 일사불란하게 목표를 달성하는 체제의 공고함과 자신감을 과시하는 한편,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따른 제재완화를 위해 ‘위기의 사다리’에서 내려올 필요성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은 2018년에는 7차 당대회 때 발표한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이행해 나가는 가시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다소 높아 보인다. 사실, 김정은체제는 2012년 우리식 경제관리개선조치(6.28방침), 2013년 핵-경제 병진정책, 2014년 인센티브 구조를 통한 생산량 향상을 담은 5.30조치, 2016년 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이르기까지 경제발전을 고무하기 위한 일련의 정책을 발표해왔지만, 사실상 핵우선정책으로 북한경제는 북한주민들의 노동력 착취와 유통경제로 그럭저럭 버텨만 왔다. 더욱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미사일 시험발사 증대는 대북제재를 한층 더 강화시켜왔고, 북한당국은 북한주민들에게 자력자강과 국산화를 강조하며 출구 없는 정책을 주민들에게 부담으로 고스란히 넘겼다. 특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이 핵미사일 관련 품목 중심에서 김정은 통치자금을 옥죄는 방향으로 발전되다 보니, 북한은 그나마 외환을 획득할 수 있는 광물, 섬유, 수산업, 해외노동자 수출이 막히게 되었고 유류 수입 통제 등으로 수입 규모도 감소하고 있는 실정으로 2017년처럼 핵미사일 시험발사에만 모든 것을 거는 정책을 단행하기는 점점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북한은 2012년 핵국가 선언에서 2017년 핵무력 선언에 이르기까지 지난 5년간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에 맞서기 위한 핵무장의 물적 기술적 토대를 구축했다면, 이제는 경제발전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추구하고자 할 것이다. 국가핵무장 완성 선언 이후 북한이 러시아 하원의원 방문팀, 유엔 사무차장 방문팀, 러시아 국방부 방문단 등을 비롯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핵국가 인정’과 ‘대북제재 해제’라는 2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히 전개시키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화성-15형 시험발사로 ICBM급 미사일의 이동식 발사능력과 사거리 증대 등 기술적 진전을 보여줬으나,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재진입체의 정확도 문제, 미국의 MD 돌파능력과 생존성 등은 확보하지 못했다. 따라서 북한은 지난해 9월 리용호 외무상이 언급했듯이 태평양상의 수소탄 핵실험이나, 미국의 MD 돌파 능력을 갖추기 위한 다탄두 체계의 개발 가능성, 그리고 은밀성과 생존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SLBM 능력 강화 등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해 왔던 풍계리의 서쪽 갱도 굴착활동이 활발하고, SLBM의 시험발사 준비가 동해가 아니라 서해에서 준비되고 있다는 위성정보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고도화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핵무장 완성 선언 이후 핵무장을 질량적으로 증대시켜 나가겠다는 발언도 동일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다.    남북관계 국면 전환 가능성과 한반도 안정 한편,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는 각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특징 여부와 상관없이 상호 마이너스 관계로 남북관계를 경색시켜왔다.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남한이 간섭할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해 오는 한편으로,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가 남한에 대한 위협 증대뿐만 아니라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는 핵심요소라고 맞서왔다. 문재인정부가 압박과 대화 기조 아래 북한이 핵포기 결단을 실천하면 적극 도울 것임을 지난해 6.15정상회담 17주년 기념축사를 통해 밝혔고, 7.6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는 ‘베를린 구상’을 통해 대북정책의 방향을 천명하며 추석맞이 이산가족 상봉, 성묘 방문과 북한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군사분계선에서 상호 적대행위 중단, 남북 간 접촉 및 대화 등을 촉구하고 후속조치로 남북적십자회담과 군사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의 반응은 냉담했다. 북한의 계속되는 화성-12형, 화성-14형 미사일의 시험발사로 지난해 4월 한반도 위기설에 이은 8월 위기설에 문 대통령은 광복 72주년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은 안된다”고 하면서 북한측에 즉각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또한 북한이 핵이 없어도 안보를 걱정하지 않도록 “기존의 남북합의의 상호 이행을 약속한다면, 우리는 정부가 바뀌어도 대북정책이 달라지지 않도록 국회의 의결을 거쳐 그 함의를 제도화할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연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9월 3일에는 6차 핵실험을 통해 “대륙간 탄도로케트장착용 수소탄시험에서의 완전성공”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압박과 대화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북한에게 인지시킴으로써 북한에게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하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북한이 이제라도 역사의 바른 편에 서는 결단을 내린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의 완전 파괴(totally destroy)”와는 대조를 이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와 같은 발언에 김정은은 예외적으로 즉각적인 개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그에 상응한 사상최고의 초강경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격렬한 어조로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후 약 75일간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는 등 별다른 도발 징후를 보여주지 않았다. 이는 일부 대화국면의 개시 가능성으로 전망되기도 했고, 죠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메시지를 보낸 이후 60일간 도발을 중단하면 북한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그러나 희망적 사고는 잠시뿐, 11월 29일 새벽 3시 17분, 북한은 전격적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정부성명을 통해 화성-15형 시험발사 성공과 국가핵무장 완성을 선언했고, 나아가 전략무기 개발과 발전이 주권수호 뿐만 아니라 영토완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2017년은 남북경색 국면을 전환시키기 위한 한국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일방적인 핵미사일 행보로 남북관계 국면 전환을 위한 모멘텀이 조성되지 못했고 한반도 불안정은 감소되지 않고 있다. 전문은 월간 북한 2018년 1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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