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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

작성자: 엔코리아

조회: 15098 등록일: 2015-10-08

흔해 빠진 식스팩?   어느 샌가 우리 사회에서 남자 연예인이면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할 하나의 필수품목이 생겼다. 바로 울퉁불퉁한 복근이다. 영어로 식스팩이라고 불리며 각종 TV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꽃미남 연예인들은 의례 한번쯤 상의를 걷어 올려 식스팩을 과시한다. 동시에 사방에서 여성들의 환호가 터진다. 이제 우리사회에서 식스팩은 남성미를 상징하는 하나의 상품이 되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식스팩에 대한 대우가 다르다. 탈북여성들이 우리사회 여성들이 남자의 식스팩에 환호하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 한다. 왜냐하면 북한에서 식스팩은 너무 흔하기 때문이다. 우선 식스팩이라는 것이 보이려면 지방층이 거의 없어야 하는데, 북한 남성 가운데서는 김정은을 포함한 간부들이나 복부지방이 있지 보통 남성들은 몸에 거의 지방이 없다. 그러다 보니 식스팩이 자연스럽게 드러나 보인다. 북한여성들이 남성의 식스팩에 그다지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이면에는, 식스팩이 드러나 보인다는 것은 그다지 부유하지 않다는 사실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우리 사회에서와 같이 몸매를 관리하기 위해 다니는 피트니스센터나 헬스클럽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북한 남성들도 체중관리 차원에서 운동을 한다는 개념이 없다. 다만 시원찮은 배급을 받고 이리저리 노력동원을 다니다보니, 우리로 이야기하면 ‘생활근육’이 생기는 것이다. 강제노동으로 원하든 원치 않든 대부분의 북한 남성들은 식스팩을 장착하고 있다. ‘열대메기’와 ‘손오공’   한 때 북한에서는 ‘5장6기’가 결혼하는 신혼부부의 로망이었다. 이것은 이불장·양복장·장식장·책장·찬장의 5장과 TV수상기·냉동기·세탁기·재봉기·선풍기·녹음기의 6기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보면 다소 우스워 보여도 이 정도를 준비하려면 북한에서 제법 산다는 사람만 가능했다. 북한에서도 점차 결혼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소위 배우자의 ‘조건’을 내세우는 일이 많아졌다. 게다가 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로 남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돈을 잘 버는 여성들의 지위가 올라가는 현상이 생기면서 이제는 여성이 원하는 ‘열대메기’라는 조건과 더불어 남성이 원하는 ‘손오공’이라는 조건이 생겨났다. 남자들도 점점 살기 힘들어지면서 능력있는 여성을 배우자로 원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열대메기’란 자신을 ‘열’렬히 사랑하고 ‘대’학을 나오고 노동당원증을 ‘메’고 5장6‘기’를 갖춘 경제력이 있는 남성을 말한다. 즉 한마디로 똑똑하고 돈 많고 출세하고 자신만 열렬히 사랑하는 사람을 원한다는 의미다. 그야말로 모든 조건을 갖춘 북한 여성들의 로망을 의미한다.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심정은 남이나 북이나 똑같은 듯 싶다. 마찬가지로 요즘 북한에서도 경제력이 있는 여성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즉 ‘손오공’이라 불리는 조건은 ‘손’전화기를 갖고 ‘오’토바이를 타고 ‘공’부지원이 가능한 여성을 의미한다. 북한에서 손전화(휴대전화)와 오토바이를 소유하려면 상당한 경제력이 뒷받침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대학공부를 하기 위해서도 많은 학비와 생활비가 들기 때문에 재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공부지원이 가능할 것을 조건으로 붙인 것이다. 북한 남녀의 이상형인 ‘열대메기’와 ‘손오공’은 배우자의 최우선 조건으로 ‘경제력’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북한이 과거에는 사회적 계급과 토대나 사상성을 강조했었으나 이제는 서서히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배우자를 고르는 풍토가 뿌리를 내린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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