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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 협상모드 전환 통해 실리 추구

작성자: 엔코리아

조회: 14775 등록일: 2015-11-23

대남 협상모드 전환통해 실리추구    <o:p></o:p>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o:p></o:p>북한 신년사와 남북정상회담 제의김정은은 2015년 1월 1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육성 신년사를 통해 남북한간 고위급 접촉 재개는 물론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데 따라 최고위급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조건이 충족될 경우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사실상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역시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평화통일의 길을 열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고 화답했다. 북한은 금년 6.15선언 15주년 기념일을 기해서도 ‘공화국 정부성명’을 통해 남북 “당국간 대화와 협상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들을 이행하기 위한 실천적인 조치들을 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공화국 정부성명은 북한 최고의 입장표명 형식이며, 2014년 7월 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을 발표한데 이어 김정은 정권에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이다. 2015년 8월에는 김대중 전(前)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성사되었다.이 같은 북한의 태도는 갑작스러운 변화라고 보기 어렵다. 사실상 2013년 3차 핵실험 및 개성공단 중단사태 이후 북한은 고강도의 도발보다는 남북대화공세를 펼쳐왔다. 그 동안 북한의 대남 무력시위는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 및 성명 등 각종 매체를 통한 언술적 차원을 넘지 않았으며, 장거리 로켓 발사나 추가 핵실험, 또는 고강도의 재래식 도발 등은 시도하지 않았다. 2013년 4월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 사업의 재개 협상과정에서 북한은 유례없는 협상지향적 자세를 견지했다. 2014년 2월에는 남북한간의 이산가족상봉이 성사되었으며, 당시 북한은 조건 없는 ‘통 큰 양보’를 했다고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했다. 2014년 7월 북한 공화국 정부성명으로 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을 발표한데 이어 2014년 10월 4일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등 북한 권력실세들이 파격적으로 인천을 방문했다. 이로 인해 남북한 외교안보라인 수장간 ‘인천회동’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북한의 이 같은 일련의 행보들은 북한이 남북관계의 경색을 풀기위해 자신들의 방식으로 한국정부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의 태도는 취약한 김정은의 권력기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조적인 경제위기속에서 북·중관계의 경색과, 대북 국제제재 국면의 지속 등 제반상황 악화로 인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활로 모색이 필요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이 대남 대화공세 속에서 지속적으로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사업 재개를 요구해온 것은 이 같은 의도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문제는 이 같은 북한의 대화공세를 근본적인 태도변화로 보기는 이르며, 자신들이 주도하는 남북관계의 형성을 의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대화공세는 과거 남북관계의 잘못된 관행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원칙에 기반을 둔 신뢰정책’과 충돌함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한국정부에 대한 압박수단으로 무력도발을 선택해왔다. 북한은 ‘도발→협상→합의→도발’이라는 순환도발형 대남전략을 통해 실리를 추구해왔다. 그러나 한국군 당국이 도발원점타격 대응원칙을 수립했으며, 한·미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에 합의함으로써 평시도발상황에서도 미군의 자동개입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는 제약이 있다. 따라서 북한은 무력도발의 경우 중저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전반적으로 협상모드로 전환을 통해 실리를 추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o:p></o:p>북한의 DMZ 목함지뢰 및 포격도발 국면2015년 8월, 북한의 DMZ 목함지뢰 및 포격도발 역시 고강도가 아닌 한국군의 대응이 어려운 교묘한 형태의 도발을 통해 군사적인 압박수위를 높이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5년 8월 4일, 북한은 DMZ 남측 추진철책 통문에 목함지뢰를 매설함으로써 한국군 2명에게 심각한 부상을 초래했다. 또한 8월 20일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군사훈련 기간 중 국군 대북심리전 방송에 대응해 2차례의 포격을 가했다. 북한의 도발은 강도를 중·저강도 수준에서 유지했으며, 도발원점을 확인하기 어려운 교묘한 형식을 선택했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DMZ 남측 추진철책을 통과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뢰를 매설했으며, 폭발시 사망이 아닌 부상을 초래할 수 있는 목함지뢰를 사용했다. 또한 두 차례의 포격은 포격원점을 확인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북한 전방 포병전력으로 비교적 대형 고정시설인 대북확성기 방송시설을 타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며, 또한 인근에는 민간인 접근이 가능한 태풍전망대도 위치해있다.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의도했다면 대북확성기 방송시설에 대한 직접타격이나 민간인 출입이 가능한 태풍전망대, 또는 한국군의 기타 고정시설 등을 목표로 했을 것이다. DMZ 목함지뢰 및 포격도발 모두 정황상 북한의 소행이 확실하나 원점 대응타격이 어려운 형태로 진행되었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실제로 북한은 DMZ 목함지뢰와 포격도발 직후 및 협상과정에서 자신들의 소행을 부인했으며, 남한당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북한의 의도는 무력도발 자체 또는 남북관계의 전반적인 경색이라기보다는 치밀하게 계산된 군사적 위협을 통해 한국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더 컸다는 추론이 가능하다.2015년 8월 북한의 무력도발은 김정은의 재가에 따라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된 각본과 계획에 입각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에게 직보체제를 갖추고 있는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지뢰도발을 부인했으며, 김정은의 최측근인 황병서가 남북협상을 주도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의 전연군단(전방군단)은 DMZ내 지뢰매설 및 특수작전권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MZ와 NLL 등 전방에서 이루어지는 북한의 도발은 김영철이 수장으로 있는 정찰총국과 황병서 총치국장 산하의 적군와해공작국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도발이 내부 혼선이나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김정은의 직접적인 재가와 지휘하에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교묘한 형태의 군사적 도발을 통해 한국정부를 압박함으로써 자신들이 원하는 남북관계 형성을 의도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북한주민들에게 내세울 뚜렷한 성과가 없는 김정은 정권이 대남 강경모드를 통해 위상을 과시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전문은 월간 북한 2015년 12월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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